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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언제 중앙도서관을 이용할까요? 조용한 분위기에서 공부하고 싶을 때, 자료가 필요할 때엔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 학구열을 불태우곤 합니다. 심지어 시험 기간에는 열람실에 남은 좌석이 없을 정도죠. 이렇게 많은 학우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중앙도서관 4층까지 올라가본 학생들은 많지 않습니다. 과연 4층엔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고지도전문박물관인 ‘혜정박물관’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필자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혜정박물관을 잘 알지 못했는데요. 한 번 방문한 후, 그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아직 다녀오시지 않은 분들을 위해 희아띠랑이 혜정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4층에는 국내최대 고지도박물관 ‘혜정박물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혜정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고지도 전문 박물관입니다. 우리나라 고지도뿐만 아니라 당시 관계를 맺고 있던 다른 국가의 것까지 소장하고 있습니다. 2005년 5월 김혜정 기증자가 평생 수집한 고지도를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올 해로 개관 11주년을 맞았습니다. 혜정박물관은 상설전시가 이루어지는 ‘제1 ‧ 2 ‧ 3 전시실’, 분기별 특별전이 진행되는 ‘특별전시실’,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전시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혜정박물관 탐방을 시작해볼까요?
「동서양의 지도를 비교해보자, 제1전시실」 고지도에는 제작 지역의 문화와 세계관이 나타나는데요. 특히 제1전시실에서는 동양과 서양지도의 차이를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힌트를 드리면, 동양의 고지도는 여백과 글자가 많고 순수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반면 서양의 고지도는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와 그림이 가득합니다. 이처럼 동서양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은 관람의 큰 재미요소입니다. ▲제1전시실의 모습. 고지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고지도에 나타난 우리나라, 제2전시실」 제2전시실의 고지도을 보면 한반도 모양의 많은 변신을 알 수 있습니다. 오각형부터 길쭉한 모양, 둥근 모양, 심지어 반도가 아닌 섬으로 표현된 지도까지, 당시의 지식 (전해들은 내용)이나 탐험에 따라 지도에 나타난 한반도의 모양이 다양합니다. 또한 제2전시실에는 보물 1598호로 지정된 「함경(남, 북)도, 경기도, 강원도 지도」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지도는 1770년 영조대왕의 명을 받들어 ‘신경준’ 주도의 ‘팔도도’ 계통 지도로 추정됩니다. 현재 총 8개로 추정되는 지도 중에 4점이 혜정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좌측부터) 보물 1598호로 지정된 「함경(남, 북)도, 경기도, 강원도 지도」
「동해와 독도를 찾아서, 제3전시실」 제3전시실에는 동해와 일본해 표기의 변천과정과 독도가 명백히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증명하는 지도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의 자료는 개인의 역사관 정립에 도움이 되는, 영토분쟁의 결정적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도들의 변천과정을 보면 역사 왜곡의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3전시실은 고지도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합니다. ▲제3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 바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영토, 간도 특별전시실」 현재 특별전시실에서는 ‘간도’를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영토에 대한 역사가 고지도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 소개합니다. 또한 구한말~일제 강점기 초기, 우리 민족 삶의 터전이었던 간도에 대한 자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대 출간된 출판물과 지도를 살펴보며 구한말 한민족이 얼마나 힘든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간도특별전시실 내부의 모습
「눈높이에 맞춘 쉬운 고지도, 어린이특별전」 어린이 특별전은 ‘GO! 지도 속으로의 상상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고지도를 그림이나 체험활동을 통해 알아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과거 고지도를 만들 때 사용했던 재료를 직접 만져볼 수 있습니다.
혜정박물관 고지도들은 선조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고지도는 국가 간 외교전으로 번지고 있는 영토분쟁의 산 증인으로 무한한 가치가 있습니다. 애국가의 첫 소절은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우리의 ‘동해(East Sea)’가 ‘일본해(Sae of Japan)’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명백한 증거가 고지도에 남아있는데도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땅과 역사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혜정박물관은 우리나라 지리와 역사의 훌륭한 교과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조용한 분위기와 은은한 조명, 다채로운 빛깔의 고지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공강시간이 너무 길어서 심심하거나, 잠깐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희아띠랑이 혜정박물관 관람을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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