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서양인이 그린 우리 땅, 우리 삶'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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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서양인이 그린 우리 땅, 우리 삶'展 개최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7.10.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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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과 공동기획
경희대 혜정박물관 포스터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과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은 10월 27일 부터 내년 2월 28일 까지 혜정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공동기획전 ‘서양인이 그린 우리 땅, 우리 삶’을 개최한다.

서양인의 기록에 나타난 옛 조선의 모습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이번 전시에는 △서양 최초의 한국 전도인 ‘조선왕국전도’, △ 개항기 조선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맥켄지의 기록, △ 헤르만 산더의 사진과 보고서, △ 베네딕도 수도회 신부인 베버가 촬영한 영상물  △ 황실의 의사였던 호러스 알렌이 사용했던 ’반짇고리‘, △ ’고종황제 하사 족자‘高宗皇帝賀詞簇子(등록문화재 제656호) 등 130여 점의 전시자료가 선보인다.

□ 솔랑기Solangi(무지개)에서 코리아KOREA까지

서양인의 기록에서 우리나라가 등장하기 시작한 13세기 경, 이 땅은 그들에게 ‘솔랑기’라 이름 붙은 미지의 장소였다. 

솔랑기란 무지개라는 의미의 만주·몽골어로 프랑스 역사학자 르네 그루세의 저서 『몽골제국』에 수록된 1217년 몽골지도에 처음 등장한다.

우리나라에 대한 몽골식 명칭을 그대로 기재한 것이다.
이후로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적인 탐사가 시작되면서 좀 더 상세한 자료들이 수집됐다.

이들은 수집된 정보로 지형을 그리고, 조선의 주변국 정세를 살펴 기록했다. 개항 후에는 여행, 선교, 외교, 학술연구 등 여러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 땅의 아름다움과 밝은 미래상을 기록했고, 또 다른 이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휘말린 대한제국의 비극을 기술했다.

이번 전시는 서양인들이 남긴 자료를 통해 낯선 문명과의 충돌 속에서 변화를 거듭한 우리의 이야기를 타자他者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함께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들이 남긴 개항기 조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왕국전도 (ROYAUME DE COREE)1737년

□ 타자他者의 기록들이 망라된 ‘서양인이 그린 우리 땅, 우리 삶’

공동기획전은 총 3부의 구성으로 우리에 대한 타자他者의 다양한 기록을 소개하고 있다.

1부 ‘땅을 그리다’는 서양인이 제작한 다양한 우리나라 지도를 시기별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서양에서 만들어진 지도에서는 16세기경에 제작된, 우리나라의 모습이 명확하지 않은 것에서부터 1737년 당빌이 제작한 ‘조선왕국전도’처럼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조선에 대한 인식의 구체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선과 일본지도’(테이세이라와 오르텔리우스 1595),  『중국제국지리첩』(뒤 알드 1738) 같은 귀중본  외에도 『세계일주 항해기』(라페루즈 1797) 등의 기록 자료들도 같이 만나볼 수 있다.

폴 자쿨레 신부

2부 ‘정세를 기록하다’는 19세기 후반 조선과 대한제국의 시대적 상황과 주변 정세를 기록한 자료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당시 조선은 통상과 수교에 대한 열강들의 압박과 함께 자국에게 이익이 되는 국제질서 확립을 위한 열강 간의 각축으로 갖은 수난을 겪었다.

서양인들 각자의 시각으로 본 그 상황이 그들의 기록 속에 잘 나타나 있다. 헤르만 산더의 『러일전쟁보고서露日戰爭報告書』와 일기, 그가 찍은 사진, 맥켄지가 기록한 『대한제국의 비극』등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3부 ‘삶을 묘사하다’는 조선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대하여 서양인의 시각에서 기록한 서적, 사진, 삽화, 영상 등의 자료를 전시한 공간이다. 조선에 입국한 서양인들은 조선 현지의 문화, 언어, 복식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만들어 자국에 보고했다.

헤르만 산더 말을 탄 산더

그 눈에 담긴 우리 모습은 때로는 생경한 것으로, 때로는 매력적인 것으로 표현돼 있다. 외교관이자 선교사, 왕실 의사로 활약한 알렌의 『조선견문기』(1908), 제임스 게일의 『전환기의 조선』(1909) 등의 기록 자료와 함께 폴 자쿨레,엘리자베스 키스가 제작한 당시 조선의 생활문화를 표현한 목판화 작품도 볼 수 있다.

가톨릭 베네딕도회 신부인 베버가 촬영한 무성영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 지역 박물관 활성화를 위한 ‘K-museums 공동기획전’
공동기획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박물관의 역량 강화와 기능 활성화를 위해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K-museums 공동기획전’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것으로, 협력기관인 혜정박물관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경기도 용인시)에 소속된 박물관으로 가치 있고 다양한 지도地圖 관련 유물소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자료 : 국립민속박물관,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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