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도의 매력과 유혹』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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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정박물관 댓글 0건 조회 3,790회 작성일 13-04-25 16:09본문
지도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고지도의 매력과 유혹
‘꼬레아의 바다’ 동해는 왜 일본해로 뒤바뀌었을까?
일본은 왜 ‘조선의 섬’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기는 걸까?
그리고 ‘한민족의 땅’ 간도는 언제 중국에 귀속되었을까?
지난 40여 년간 우리 영토와 영해를 소개한 고지도를 수집하고
알리기에 전념해온 한 재일교포 연구가의 지도학적 결실!
김혜정 지음
역사 에세이 / 크라운판 변형 /272쪽/값 25,000원
ISBN : 978-89-5966-502-0 (03900)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지도 박물관인 혜정박물관의 관장이자 사회복지법인 ‘혜정원 아가의 집’ 이사장인 김혜정 박사가, 동해와 독도, 간도에 관한 영해·영토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고지도들과 지도첩들을 토대로 집필한 역사 에세이 『고지도의 매력과 유혹』(부제: 지도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이 태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수 년 간 언론이나 논문을 통해 단편적으로 소개된, 동해와 독도 그리고 간도에 관한 동서양의 고지도들과 지도 제작자들에 대한 이야기들, 고지도 실물의 화려한 이미지들까지 소개되어 독자를 매혹시킨다.
수백 년 전에 제작된 고지도들이 증언하는 동해와 독도에 대한 진실!
일본 에도 막부(江戶幕府, 1603~1867) 때의 대학자 미쓰구리 쇼고(箕作省吾, 1821~1847)가 만든 「신제여지전도(新製輿地全圖)」(본서 p.104,105)에는, 한반도 동쪽의 바다가 조선해(朝鮮海)로 표기되어 있다. 동해를 일본해라고,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고집하는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충격을 받을 부분이다. 동 시대의 천문학자 다카하시 가게야스(高橋景保, 1785~1829)가 만든 「신정만국전도(新訂萬國全圖)」(p.103)도 동해를 조선해로 표기했다. 이는 지난 40여 년간 동서양의 고지도 수만 점을 수집하고, 경희대학교에 기증하여 혜정박물관 설립에 큰 도움을 준 김혜정 교수가 소개한 자료이다.
이렇듯 김혜정 교수가 수집한 지도와 지도첩은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동서양에서 벌어진 영토와 경계에 관한 갈등을 푸는 데 결정적 논거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간도 문제 같은 한·중 간의 해묵은 영토 문제도 시원하게 해결해줄 열쇠이다. 그래서 여러 학자의 논문과 정부 기관의 행사, 그리고 신문과 방송 등을 통해 일반에 자주 소개되기도 했다.
김혜정 교수가 고지도 수집에 각고한 열정을 보이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동해를 ‘Mer de Coree’라고 표기한 프랑스 고지도였다. 그 지도 한 장이 한·일 영해 분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아울러 그와 같은 지도를 더 찾겠다면서 김 교수의 고지도 수집은 시작되었다.
서양 지도에서 ‘일본해’ 표기가 등장한 첫 사례는 마테오리치의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1602)이다. 하지만 ‘코리아 해(Mar Coria / Mare di Corea)’ 표기는 15세기 중반부터 나타났다. 더군다나 조선이 서양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18세기 초부터 100여 년 동안에는 ‘코리아 해’ 표기가 일반적이었다(p.168,170). 그러나 18세기 이후 조용히 힘을 키우며 네덜란드 등 서양의 여러 나라와 교류한 일본에 의해 ‘코리아 해’는 ‘일본해’로 바뀌어갔다. 그리고 우리 국권을 일본에 빼앗겼을 때 일본은 우리 섬 독도마저 다케시마라고 명명한 뒤 자국의 행정 구역으로 편입시켰으며, 중국에는 그들의 요구에 따라 우리 땅 간도를 넘겨주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과 중국을 탓하고 매도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렇게 된 과정에 있어 우리 바다와 섬과 영토를 지키기를 포기한 우리 자신의 잘못도 크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통렬히 비판한다.
우리는 왜 ‘동해’를 잃었는가?
18세기 이후 ‘코리아 해’보다 ‘일본해’ 표기가 늘고 동해가 일본해라고 불리게 된 것과 관련하여, 김 교수는 에도 시대 천문학자 시부카와 하루미(澁川春海, 1639~1715)의 「천문분야지도(天文分野之圖)」(p.112)를 소개하면서 우리 스스로 초래한 비극적 사례를 소개한다. 시부카와의 스승 오카노이 겐테이는 조선통신사의 일원이었던 박안기(朴安期, 1608~?)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나 「천문분야지도」의 실질적 제작자인 박안기에 대한 자료는 우리 역사는 물론, 그의 문중 기록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즉, 조선이 박안기 같은 인재들을 서얼이라는 이유로 천시하고 그의 업적도 폄훼한 데 반해, 일본은 ‘조선의 서얼’이 전해준 지식을 십분 활용하여 과학기술의 싹을 틔웠다. 이는 17세기를 전후하여 한국과 일본의 과학기술적 우열이 뒤집히는 결과로 이어졌고, 종국에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원인이 되면서 ‘코리아 해’ 표기마저 20세기 초부터 다른 나라 지도에서 삭제되었으며, 간도 또한 일본과 결탁한 중국에 귀속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김혜정 교수는 지금이라도 고지도를 통해 역사 분쟁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영토와 경계는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고작 상대방(일본이나 중국 정부)이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흥분하여 피켓을 들다가 곧 수그러들거나 하던 그간의 행동을 반성하고, 독도 문제와 동해 문제를 연계하여 고지도 속의 ‘코리아 해’ 표기를 전 세계에 확인시키고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의 주요 관계자들 또한 “독도에 해병대를 주둔시켜야 한다!” 같은 근시안적인 주장 대신, 고지도가 담고 있는 역사적 가치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의 독자들은 우리가 언제부터, 그리고 왜 우리 바다와 영토를 ‘우리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는지 알게 되면서 교훈을 얻고,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고지도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꿈이 많은 자는 지도를 사랑하고, 야심을 품은 자는 지도를 장악한다.
김혜정 교수는 우리 바다 동해와 우리 땅 간도를 수복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김 교수가 수만 점의 수집품 중 60여 점의 동서양 고지도와 10여 점의 고문헌들을 엄격히 선별하여 수록한 이 책을 출간한 이유는 따로 있다. 김 교수는 발로 뛰며 터득한 고지도의 세계를 일반인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다고 말하면서, 이 책의 독자들 중에서 지도 연구가가 나와 지도학 발전에 기여해주기를 바란다.
지도는 자연환경적 요소뿐 아니라 인구의 분포와 산업의 흐름, 정치적 투쟁의 과정과 과학의 발전 과정, 문화의 흐름 같은 인문학적 요소도 제시하기 때문이다. 즉, 지도가 담고 있는 자료들을 통해 우리 스스로 경험하거나 체험하는 세계 이상의 것을 그려볼 수 있으며, 인식과 경험의 실세계 역시 넓힐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품은 자들은 늘 지도를 장악했으며, 『삼국지』를 통해 불멸의 명성을 남긴 촉한(蜀漢)의 명재상 제갈공명을 비롯한 현인들과 지도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김혜정 교수는 위난(危難)에 빠져 있는 우리 사회에 묻는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집무실에는 다양한 지도가 걸려 있는가?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지도 연구자들이 양성되고 있는가? 다양한 분야의 성과들이 지도로 표현되고 있는가? 우리는 미래의 꿈과 전망을 담은 지도를 그리고 있는가? 대답 여하에 따라 우리의 운명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니, 이것이 이 책을 보면서 옛 지도들을, 고지도들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 이어령 장관과 소설가 현길언 교수의 추천사
이 책은 우리에게 생소한 지도의 세계를 쉽고 친절하게 보여주면서 지도의 세계로 이끄는 힘이 있다. 지도 제작자들의 이야기와 서양인의 시선으로 본 우리나라 모습부터 지도와 서책에서 엿본 옛사람의 풍정과, 동해와 관련된 논문까지 담았다. 독자에게 지도를 보는 안목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세계지도 상에서 사라진 우리 바다 ‘동해’의 이름 찾기에도 기여할 것이다.
_ 이어령(전 문화부 장관)
지도를 만들었던 사람들은 광대한 세계를 품에 안으려는 꿈을 가졌습니다. 김혜정 박사는 그러한 지도를 찾아 세계를 누비며 한평생을 살았습니다. 그는 지도와 만나면서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사랑과 평화의 마음을 얻게 됩니다. 또한 그러한 작업의 결과로 간도가 우리 땅이고, 독도가 한국 영토이며, 동해가 우리 바다의 고유 이름이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지도를 수집하는 것은 단순한 열정만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세상과 사람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뜻의 결정임을 이 책에서 읽게 될 것입니다.
_ 현길언(소설가, 전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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